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세무사 시험을 취미로 시작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겁니다.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각자마다 계기는 다르겠지만 대부분 전문직이 되고자 하는 큰 포부를 갖고 진입하지 재미로 진입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일부 변태들은 제외하겠습니다)
하지만 몇년이 걸릴지 모르고 재미도 없는 공부를 몇 년이나 하다 보면 지치기 십상입니다. 최악은 슬럼프가 찾아와 소중한 시간을 날려 시험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이고 실제로 슬럼프를 겪는 수험생 수가 적지 않습니다.
이러한 공부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는 공부를 즐겨야 합니다. 공부를 즐기라니 제가 한 말이지만 정말 터무니없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 글을 읽어보시고 실천해 보시면 공부를 조금이나마 즐기실 수 있을 겁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공부를 즐기기 위한 장치들
공부를 즐길 수 있게 되는 여러가지 메커니즘이 존재합니다. 가장 최적의 형태는 공부 자체를 잘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본래 자신이 잘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학창 시절을 생각해 보면 축구를 잘하는 친구는 대부분 축구에 미쳐있습니다. 게임을 잘하는 친구는 축구에는 관심 없고 게임에 미쳐있습니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는 축구와 게임에는 관심 없고 매일 의자에 앉아서 공부를 합니다.
공부하는 행위 자체가 재미있는데 무슨 동기부여가 필요할까요. 하지만 이 포스팅에서는 공부 잘하는 사람 또는 공부 잘하는 법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하고자 하는 말은 공부를 잘해지기까지 위한 과정을 어떻게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까 입니다.
재능이 있다면 모를까 처음부터 무언가를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저 또한 세무사 공부에 재능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세무사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때가 세무사 수험기간을 통틀어 가장 힘든 기간 중 하나였습니다. 어제 봤던 내용이 당장 오늘 기억나지 않았고 공부를 하면 할수록 자신감은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억지로 하기보다는 공부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생각해 보았고 저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노래
저는 평소에도 노래 듣는 것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자는 순간을 빼면 대부분의 순간 노래를 틀어놓고 듣고 있지 않더라도 노래를 항상 틀어둡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는 노래를 들으면 방해되지 않을까 생각하여 노래를 듣지 않았지만, 안 그래도 싫은 공부를 하는데 좋아하는 노래를 못 듣는 것은 너무 힘들었습니다.
결국 못 참고 공부를 하면서 노래를 듣기 시작했는데 노래를 안 들을 때보다 오히려 공부 효율이 올라갔습니다. 노래를 들으면서 공부하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며 공부하는 본인에게 너무 엄격할 필요 없다는 겁니다. 오히려 본인이 좋아하는 것과 공부를 함께 할 수 있다면 생각보다 좋은 동기부여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커피
처음에 커피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정신을 맑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아메리카노는 써서 먹지 않았고 달달한 커피 위주로 마셨습니다. 하지만 장시간 앉아있는 수험생이기에 달달한 커피 말고 칼로리가 없는 아메리카노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약 먹듯이 억지로 먹었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아메리카노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매일 공부 시작 전 커피를 내렸는데 직접 다양한 원두를 사서 커피를 내리면 그 냄새가 방에 은은하게 퍼지며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힘든 공부를 하지만 커피냄새가 퍼진 방 안에서 풍미 좋은 아메리카노를 입에 머금을 때면 공부가 그렇게 싫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연습지, 볼펜 모으기
수험공부를 하다 보면 볼펜과 연습지를 많이 쓰게 됩니다. 저는 다시 보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연습지를 버리지 않고 방 한편에 쌓아두었습니다. 볼펜은 다쓰고 빈 통을 따로 모아두었습니다. 다시 볼 것도 아니고 쓸 것도 아닌데 안그래도 작은 방이 너무 지저분해지지 않느냐라고 어머니는 자주 말씀하셨지만 매일 공부를 하면 할수록 방 한켠에 쌓여있는 연습지 더미가 높아지는 것을 보고 있으면 뿌듯했습니다. 유독 공부를 하기 싫은 날에도 쌓여있는 연습지와 볼펜통을 보면 게임 일일 퀘스트를 깨듯 어김없이 연습지와 볼펜을 쌓기 위해 책상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글을 마치며
일부 수험생분들은 공부하는 것을 신성화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공부를 할 때는 음악도 들으면 안되고 연락이 와도 핸드폰을 보면 안되는 등 공부하는 본인을 너무 엄격하게 몰아세웁니다. 세무사 공부는 100m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이라는 것을 항상 유념하고 집중력이 흐트러지지 않는 한 본인을 너무 엄격하게 몰아세우지 맙시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공부 이후에 휴식을 하는 방법을 다루는 게 아닙니다.(이후에 다룰예정) 휴식을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만 공부 자체를 즐기는 것도 중요합니다. 휴식을 하는 것은 상처에 연고를 바르는 것이라면 공부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자신만의 장치들을 고안하는 것은 넘어져도 상처가 생기지 않게 보호대를 차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꼭 자신만의 방법을 고안하셔서 슬럼프 없는 수험생활을 이어 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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