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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초시생

세법이 어려운 이유

by 고집불통 수험생 2023. 12. 21.

 

세법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세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99%가 동일한 대답을 내놓는 질문이 있습니다.

무슨 과목이 제일 어렵나요?

'세법이요'

세법 자체가 어려운 것도 문제이지만 세무사 시험에서 세법이라는 과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마어마하기에 어렵다고 대충 할 수도 없는 것이 문제입니다. 1차 시험에서는 세법학개론으로 1과목 총점 400점 중 100점 만점으로 25%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2차 시험에서는 회계학 2부, 세법학 1부, 세법학 2부 총점 400점 중 300점 만점으로 무려 75%의 비중을 차지합니다.

즉 세법과 친해지지 못한다면 세무사 시험에 합격할 수 있는 확률은 단언컨대 0%입니다. 

 

필자의 성적표를 보시면 알겠지만 1차시험에서는 32.5점 2차 시험에서는 39점을 받아서 과락이 났습니다. 세법은 말 그대로 수험생활 내내 발목을 잡는 골치 아픈 과목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합격한 2023년 2차 시험의 세무회계(회계학 2부) 성적은 76점으로 2차 시험 4과목 중 가장 고득점 한 효자과목이 되었습니다. 저는 어떻게 세법의 장벽을 넘을 수 있었을까요?

 

 

 

구조적 문제

 

 

 

세법이 어려운 이유는 간단합니다. 세법 공부를 덜해서 그렇습니다. 그러면 많은 수험생들이 반문합니다. '다른 과목도 있는데 얼마나 많은 시간을 세법에 투자해야 하나요?' 과장을 조금 보태면 전체 공부시간의 70% 정도는 투자하셔야 다른 과목 실력만큼 세법 실력이 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공부하면 세법을 잘보더라도 다른 과목에서 과락이 나겠죠? 그렇기에 1차 시험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세법은 어려운 과목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시험 구조 자체가 그러한 것이니 스스로를 너무 자책하지 말고 세법이 그 자체로 어려운 과목이라고 인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세법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세법에 수년간 많은 시간을 투자해보지 않은 초시생들은 이 말을 믿기 힘들겠지만, 세법은 투입 대비 산출이 정말 정직한 과목입니다. 그 투입이 많이 필요한 것뿐이고 2차생이 되고서도 꾸준히 세법에 시간을 투자하고 실력이 어느 궤도에 오른 순간 점수가 잘 떨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1차생이 아무리 세법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들 그 궤도에 오를 만큼의 공부량에 못 미치기 때문에 세법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궤도에 오르기까지 묵묵히 시간을 투입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세법의 본질

 

 

 

회계학에서는 회사의 입장에서 이익이 많이 날수록 좋습니다. 초시생은 회계학을 세법에 선행하여 배우기 때문에 회사의 입장에서 이익은 좋은 것이다라고 세뇌됩니다. 하지만 세법에서는 이익이 안 좋은 것입니다. 회사의 입장에서 이익이 클수록 세금을 많이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세법은 한마디로 과세관청의 입장에서 어떻게하면 세금을 많이 걷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법입니다. 이 점을 인지하고 세법을 보면 조금이나마 쉽게 느껴집니다. 회사가 기부를 하고 전부 비용처리 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러면 회사의 이익이 줄어 낼 세금이 작아질 것입니다. 과세관청 입장에서는 이러한 기부금을 손금불산입 기사유로 부인하는 것입니다. 어떤 주제든지 이러한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세법이 이해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세법을 못하는 것은 회계를 못하기 때문

 

 

 

중급회계 마지막 쯔음에 오류수정이라는 단원이 나옵니다. 회사가 잘못된 회계처리를 했을 때 연말에 이를 어떻게 수정회계처리 하느냐에 관한 내용입니다. 세법은 수정회계처리와 똑같습니다. IFRS상 올바른 회계처리를 하였으면 중급회계에서는 수정회계처리를 하지 않겠지만 세법은 IFRS를 인정하지 않고 세법에 따라 수정회계처리 한다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접대비로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회사가 접대비 100만 원을 지출하고 전부 비용으로 잡았습니다. IFRS상으로는 문제없습니다. 하지만 세법에서는 이를 부당하다고 보고 접대비를 50만 원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면 세법에서는 수정회게처리를 해야 합니다. 즉 비용을 50만 원만큼 부인해야 합니다. 하지만 IFRS상 회계처리와 세법상 옳은 회계처리를 모두 알아야만 수정회계처리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계학이 약한 초시생은 분개가 바로바로 떠오르지 않기 때문에 세법과 회계학의 차이를 조정하기도 전에 이미 회계학의 분개조차 할 줄 모릅니다.

 

IFRS                               비용 1,000,000 ㅣ 현금 1,000,000

 

세법                                   비용 500,000 ㅣ 현금 1,000,000

                                손금불산입 500,000 ㅣ

 

수정회계처리           손금불산입 500,000 ㅣ 비용 500,000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세법을 못하는 것은 회계를 못해서일 확률이 높습니다. 초시생은 세법학 개론은 고사하고 회계학개론도 실력이 부족하기에 세법학개론이 어려운 것은 어쩌면 필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세법을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회계를 완전히 정복해야 세법도 완전히 정복할 수 있습니다.